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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log - 2021년 회고

회고, 연간회고3 min read

2021년은 정말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사실 이런 표현은 너무 진부하긴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매년 회고를 써보고자했으나 바쁜 연말과 쓰레기같은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래도 올해(이제는 작년)는 꼭 써보고자해서 친구들과 같이 회고를 공유해보자고 했다. 명분이 있으니 동기부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이 블로그엔 아직 스쿼트로 점프킹하기밖에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이상한거 만들고 심지어 작년에 한 것도 없으면서 무슨 회고냐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고를 통해서 앞서 말했듯이 다사다난했던 작년을 되돌아보며 좋았던 일을 찾고 반성할 점도 찾아서 고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학업

항상 친구들에게 학업 이야기를 하면 "난 인생을 그동안 재밌게 살았다"라고 한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학점 평균이 4.3 만점에 2.47이었다. 당시에 난 주변에 재미있는게 너무 많았고 많은 경험을 했다. 그래서 지금 와도 학점에 대한 후회는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학점을 챙겼다면 동아리, 창업팀, 총학을 하면서 내 필드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생각을 더 넓힐 수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돌아봤을 때 "나는 대학을 미련없이 다녔을까?"에 대한 답은 "Yes" 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대학생의 주된 목표는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한 심도있는 학습인데, 그동안 내가 이 분야에 대해 너무 안일했던 것 같다.

학점 변화 입학 후 성적 변화

흔히 "복학 버프"라는 말이 있다. 군휴학 (또는 긴 휴학) 후 복학하면 성적이 잘 나온다고 하더라. 처음엔 난 안그럴줄 알았다. 하지만 정작 겪어보니 2020년 겨울학기와 정규학기 2학기를 합쳐서 학점 평균이 3.44가 나왔다. 어쩌면 "복학 버프"라는건 학점에 대한 감각을 잊어버리게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하도록 한게 아닐까? 저번학기와 이번학기 모두 너무 힘든학기로 느껴졌지만 좋은 결과로 보답이오니 다음 학기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졸업을 위해 한 학기가 남았지만 복학 이후의 노력이 대학 생활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학과 취업

2018년 여름에 산업기능요원 대체 복무로 입사했던 정들었던 회사를 작년 말에 나오고, 작년 초(21년 1월) 겨울학기로 복학을 했다. 이는 앞서 말했던 것 처럼 대학 생활 중 한번쯤은 자랑할만한 성적을 가지고 싶기도 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수업을 듣는거라 자신이 없던게 가장 컸다. 확실히 겨울학기는 내가 다시 학교 수업에 소프트랜딩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정작 겨울 학기 수업은 교양 수업이었고 수업 이름도 "철학 개론"이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돈이 부족해졌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커진 씀씀이는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랩 외주도 했고, 직장도 찾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아직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교내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다음 회사로 가보고 싶었던 곳 중에 비개발자 그룹에서도 일해보고 싶었고, 처음부터 개발 팀을 꾸리는 회사도 다녀보고 싶었다. 다른 것도 많지만, 일단 이번 회사는 앞서 말한 비개발자 그룹과 개발팀을 처음 꾸리는 회사 모두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회사인데,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이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시기이다. 식약처 인허가 관련해서 준비해야할 것이 많아서 개발자가 부족해서 마침 찾아보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 배에 타게 되었다.

회사 특성상 소프트웨어 개발보다는 연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개발자 그룹도 작고 처음부터 모든 체계를 직접 세팅한다는게 직접 겪어봤더니 별로 하고싶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느꼈다. (회사가 지원을 안해준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초반 노가다가 힘들었을 뿐) 다만, 같은 일하는 친구가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지 정말 좋은 개발자가 될 것이라는 것도 느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호기심 많은 "좋은" 개발자와 일하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지금은 올해(2022년) 2월에 의료기기 품질관리 심사(GMP)를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개인 취미

중학생때부터 관심만 가지고 있었던 무선 통신을 이번엔 직접 해보기로 했다. 유튜브 추천으로 시작된 호기심은 결국 아마추어 무선통신 자격증까지 따게 만들었다. 4급이라 VHF/UHF 대역만 사용할 수 있지만 어차피 안테나를 설치할 수 없는 환경이라 만족하고 있다. 추후에 친구들과 함께 옥탑에 리그를 두고 단체국을 받자고 했는데 그떄 1급을 노려보려고 한다.

마무리하며

개인적으로는 참 다사다난했는데 글로는 너무 평탄한 해였던 것 같아서 좀 아쉽다.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

그림도 없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 글을 누가 읽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회고를 쓰면서 작년에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 좋은 것 같다.

개발자 블로그들은 자기가 먼저 했던 삽질을 공유해서 다른 사람에게 비슷한 삽질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참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반면 회고는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게 아닌 내 인생을 디버깅하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인생의 삽질을 피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당장 내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면서 계속해서 방향을 수정해나가는 목적만으로도 내가 바라고자하는 바는 성취했다고 본다.

올해에는 더 많은 것을 보고, 읽고, 듣고, 느끼고, 공유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